너희는 무엇을 구경하러 광야에 나갔더냐?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냐?
아니라면 무엇을 보러 나갔더냐? 고운 옷을 입은 사람이냐?
그대에게
세례자 요한은 광야(曠野)의 사람입니다. 광야(曠野)는 거칠고 황량(荒凉)한 땅, 메마른 곳입니다. 그래도 생명이 살아 숨 쉽니다. 다만 독하고 강한 것들만 살아남는 곳입니다. 하느님 안에 귀의처(歸依處)를 마련한 사람이 독하고 강한 사람이 됩니다. 광야(曠野)에서 살아남은 사람이 말씀의 선포자가 됩니다.
광야는 애증(愛憎)이 교차하는 땅입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사랑할 줄도 알아야 하지만 미워할 줄도 알아야합니다. 하느님은 당신이 사랑하시는 사람들을 언제나 광야로 불러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집트에서 불러내신 하느님께서는 40년 동안 광야에서
그들과 애증(愛憎)을 나누십니다. 이스라엘은 광야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들었고,
하느님을 배신했고, 하느님으로부터 매서운 채찍질 당하기도 합니다. 황금이 불속에서 순수한 금이 되듯이 이스라엘도 광야에서 사랑과 증오, 믿음과 불신,
신뢰와 배신의 도가니 속에서 새롭게 태어납니다. 이스라엘은 하느님의 백성이 되어 하느님을 증거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예수님도 광야(曠野)로 불러냅니다. 광야(曠野)에서 예수님은 유혹과 시련만 겪으신 것이 아닙니다. 침묵과 단식과 기도 중에 하느님을 만납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하늘의 뜻(天命)을 깨달은 예수님은 결국 ‘말씀’이 됩니다.
저와 당신이 머물고 있는 이 땅의 현실도 광야(曠野)입니다. 하느님께서 저와 당신을 이 광야(曠野)로 불러내신 참 뜻이 무엇일까요?(一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