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전교 주일’이다. 교회는 전교 사업에 종사하는 선교사와 전교 지역의 교회를 돕고자
1926년부터 해마다 시월 마지막 주일의 앞 주일을 ‘전교 주일’로 정하여,
신자들에게 교회 본연의 사명인 선교에 대한 의식을 일깨우고 있다.
오늘의 특별 헌금은 교황청 전교회로 보내져 전 세계 전교 지역의 교회를 돕는 데 쓰인다.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8,16-20
그때에 16 열한 제자는 갈릴래아로 떠나 예수님께서 분부하신 산으로 갔다.
17 그들은 예수님을 뵙고 엎드려 경배하였다. 그러나 더러는 의심하였다.
18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다가가 이르셨다.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
19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20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유대인 신학자 아브라함 요수아 헤셀은 이렇게 말합니다.
“인간이 된다는 것은 얽혀 들어가는 것, 행동하고 반응하는 것, 놀라고 응답하는 것이다.
인간에게 있어 존재한다는 것은 그가 알거나 모르거나 우주의 드라마의 한 배역을 맡는 것이다.
우리가 하느님을 이해하려다가 흔히 실패하는 까닭은
우리의 생각을 끝없이 넓게 펼칠 줄을 몰라서가 아니라
우리의 생각을 충분히 닫을 줄을 몰라서이다.”
오늘은 전교 주일입니다.
전교는 내가 하느님을 닮은 인간이 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내가 하느님을 닮은 인간으로 세상을 사는 것으로 계속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전교는 먼저, 세상사에 얽혀 들어가, 불의에 행동하고 연민에 반응하며,
신비에 놀라고 부르심에 응답해야 합니다.
자기自己라는 섬에 갇혀 사는 것은 인간이기를 포기하는 것입니다.
특별히 가난하고 소외된, 병들고 아픈 이들을 위한 하느님께서 주신 한 배역을 맡는 것,
그것이야말로 참 인간이 되는 것이고, 전교가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에 앞서, 하느님을 닮은 인간으로 살려면 하느님을 알아야 합니다.
수많은 기도와 미사, 교육과 봉사가 결국 자기自己를 드러내는 것에 그치면,
그것 역시 인간의 길을 역행하는 것입니다.
자기自己의 생각은 닫고, 하느님의 뜻이 펼쳐지도록 비워내는 것!
그것이야말로, 우리에게 원래 주어진 하느님의 모습을 회복하는 길입니다.
전교는 그렇게 자기自己를 비우고 세상에서 하느님의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어야 합니다.
요란한 꽹과리 같은, 보험의 실적 같은 전교는 오히려 이세상에서 하느님을 감추게 하고 말 것입니다.
전교 주일입니다.
부디 자기自己를 닫고 하느님을 세상에 드러내는 삶의 배역을 살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정연동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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